📑 목차
게임 장르는 단순한 분류가 아니라 인간의 사고와 소통 방식의 진화다.
이 글은 싱글플레이에서 샌드박스, MMO로 이어진 게임의 발전이
리터러시의 확장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탐구한다.

앞선 글 〈 게임 장르로 이해하는 플레이 리터러시 〉에서
우리는 싱글플레이·샌드박스·MMO 구조를 리터러시의 세 언어로 살펴봤다.
이번 글에서는 그 세 언어가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했는가,
즉 게임의 진화가 리터러시의 진화와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다룬다.
1. 서론: 게임의 역사는 곧 리터러시의 역사다
앞선 글 〈게임 장르로 이해하는 플레이 리터러시〉에서는
싱글플레이·샌드박스·MMO를 리터러시의 세 언어로 살펴봤다.
이번 글에서는 그 세 장르가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확장되어 왔는가를 이야기한다.
게임의 역사는 기술의 발전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식의 진화이기도 하다.
싱글플레이는 ‘읽기’, 샌드박스는 ‘쓰기’,
그리고 MMO는 ‘대화’의 리터러시로 발전했다.
이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문해력의 진화 기록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싱글플레이→샌드박스→MMO로 이어지는 구조는 게임학 및 디지털 리터러시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접근이다. (Gee, 2003; Jenkins, 2006)
2. 싱글플레이 게임의 시대 – 몰입과 이해의 리터러시
1970~1980년대, 게임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오롯이 혼자 즐기는 경험이었다.
슈퍼마리오Super Mario Bros., 젤다의 전설The Legend of Zelda, 테트리스Tetris 같은 작품은
플레이어에게 집중과 문제 해결, 인내를 요구했다.
기술적 제약 때문에 다른 사람과 함께할 수 없었지만,
그 제약은 오히려 깊은 몰입을 가능하게 했다.
이 시기의 리터러시는 이해의 리터러시(Comprehension Literacy) 였다.
플레이어는 세계의 규칙을 읽고, 실패를 통해 구조를 이해하며,
‘의미를 발견하는 독자’로서의 능력을 키웠다.
이 경험은 이후 모든 게임 리터러시의 토대가 된다.
3. 시뮬레이션과 창작의 등장 – 샌드박스형 사고의 시작
1990년대 들어, 기술은 더 넓은 세상을 허락했다.
SimCity와 The Sims는 플레이어에게 단순한 목표 대신 창조의 자유를 주었다.
이 시점에서 ‘게임’은 더 이상 주어진 이야기를 따르는 매체가 아니었다.
플레이어는 도시를 만들고, 인물의 삶을 설계하며,
시스템을 ‘조작하며 배우는 존재’로 변했다.
이 변화는 샌드박스형 리터러시(Sandbox Literacy) 의 시작이었다.
아이들은(플레이어들은) 규칙을 수용하는 대신,
규칙을 재구성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상상했다.
이때부터 게임은 ‘읽는 세계’에서 ‘쓰는 세계’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4. 온라인의 탄생 – 관계를 배우는 MMO의 시대
2000년대 초,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게임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됐다.
리니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메이플 스토리MapleStory, 파이날 판타지Final Fantasy 같은 작품들이 등장하며
플레이는 혼자가 아닌 다수의 경험이 되었다.
이때 탄생한 것이 바로 MMO(Massively Multiplayer Online) 장르다.
여기서의 학습은 단순한 조작 능력이 아니라
관계 리터러시(Relational Literacy) 였다.
아이들은 협동, 신뢰, 공정성, 갈등 해결을
자연스럽게 몸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것은 사회적 규칙을 내면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문해력이었다.
5. 세 장르의 연속성 – 리터러시의 확장 궤적
싱글플레이, 샌드박스, MMO는 서로 다른 장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연결된 학습의 단계다.
| 1단계 | 싱글플레이 (1970~90s) | 이해·몰입 | 규칙 해석, 자기조절 | 
| 2단계 | 샌드박스 (1990~2000s) | 창의·탐색 | 세계 구성, 목표 설정 | 
| 3단계 | MMO (2000s~현재) | 관계·윤리 | 협동, 의사소통, 공감 | 
즉, 읽기 → 쓰기 → 대화라는 문해의 3단 구조가
게임의 발전 과정 속에서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아이들이 게임을 통해 배우는 과정은
인류가 언어를 통해 문화를 발전시켜온 과정과 닮아 있다.
6. 기술 진화와 리터러시의 공진화
기술의 발전은 리터러시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고정된 스토리에서 오픈월드로,
개인 몰입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으로의 변화는
단순한 기능의 추가가 아니라 사고 구조의 변화였다.
플레이어는 이제 텍스트 대신 인터랙션으로 의미를 읽고,
네트워크를 통해 타인과 의미를 공유한다.
이러한 공진화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의 핵심을 보여준다 —
기술이 바뀔 때마다 인간의 사고와 표현 방식도 함께 바뀐다.
7. 오늘의 게임 – 복합 리터러시의 시대로
2020년대의 게임은 더 이상 하나의 장르로 설명되지 않는다.
포트나이트Fortnite, 로블록스Roblox, 마인크래프트Minecraft는
샌드박스의 창의성, MMO의 사회성,
그리고 싱글플레이의 몰입을 모두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다.
아이들은 동시에 세계를 만들고, 탐험하고, 소통한다.
이 복합적 경험 속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통합적 플레이 리터러시(Integrated Play Literacy) 다.
읽고, 쓰고, 대화하는 능력이 한꺼번에 작동한다.
이 시대의 문해력은 단순히 정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창조하고, 타인과 협업하며, 그 과정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힘이다.
8. 결론: 장르의 진화는 인간의 이해 방식의 진화다
게임 장르는 기술의 분류표가 아니라, 인간 이해의 진화 지도다.
싱글플레이는 내면의 탐구를,
샌드박스는 창조의 확장을,
MMO는 관계의 형성을 이끌었다.
결국 세 장르는 각각의 시대에 필요한 리터러시를 반영하며
인간의 학습 방식을 재구성해 왔다.
게임의 역사를 따라가면,
우리는 디지털 시대 문해력의 성장 궤적을 보게 된다.
이 시리즈가 다루는 ‘플레이 리터러시’란,
바로 그 진화의 언어를 해석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게임 장르의 진화는 리터러시의 확장과 함께했다.
싱글플레이는 몰입의 리터러시,
샌드박스는 창의의 리터러시,
MMO는 관계의 리터러시를 상징하며,
이 세 구조의 흐름이 곧 디지털 문해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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